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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 차일드 - 퍼스널 본문
리 차일드, 정경호 옮김, 오픈하우스, 2015
2015. 11. 28 완독
전자책 카페에서 책 같이 읽기 이벤트가 있어서, 리디북스 비 쿠폰 + 문화가 있는 날 쿠폰 신공으로 4,000원 할인 받고 책을 구입했다. 리 차일드의 소설은 처음이라 조금 망설였지만 평도 좋은 편이고 후기를 올리면 천원 포인트를 받을 수 있어서 괜찮은 선택이었다.
20년 동안 한 명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뚝심있게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에 대한 흥미와 더불어 영화에서 톰 크루즈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어렴풋한 기억이 남아 '잭 리처'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려졌을까에 대한 호기심이 작용했다.
2미터 가까운 키와 건장한 체격, 빠른 판단력, 수준급 격투 실력을 가진 전직 군인 잭 리처.
전작을 읽지 못 해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,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한번 입었던 옷은 새 옷을 사면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. 책 내용에 '셜록 홈리스'라는 설명이 나오는데 나름의 유머 포인트였다. (그래서 잠깐이지만 잘생김을 연기하는 '베니'가 떠오르기도)
프랑스에서 대통령 저격 사건이 발생하는데 1,300미터라는 장거리에서 발포되었다는 점에서 4명의 일류 스나이퍼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.
그 중 한명은 16년 전에 잭 리처가 감옥으로 보냈던 '존 콧트'였고, 앞으로 G8 정상회담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범죄를 막기 위해 '톰 오데이는 잭 리처를 수사에 참여시킨다.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잭 리처는 프랑스와 영국으로 파견되고, 갱단 두목 사망 사건을 통해 거대 범죄 조직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.
사건 해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용의자를 줄여나가고 몇 번의 반전 포인트가 등장하는 점이 추리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는데, 분량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몰입해서 죽죽 읽어 나갔다. 1인칭 시점에서 잭 리처의 생각이나 감정을 서술하기 때문에 사건과 주인공에 집중할 수 있어서 긴장감이 느껴졌다. 잭 리처는 여러 번 큰 위기에 처하는데, 세르비아 조직에게 감금되어 탈출하는 장면에서의 액션은 마치 영화처럼 생생히 그려졌다.
다만 후반부 리틀 조이와의 격투 장면부터는 충분히 반전을 예측할 수 있어서 살짝 지루한 감이 있었다.
(결말에 대해서는 판을 크게 벌려서 세계 정상들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전개되었다면 좋았겠지만, 그랬다면 아마 작가가 수습하기 어려웠을 테니..)
한줄로 정리하자면,
<퍼스널>은 결말이 조금 아쉽지만, 그럼에도 흡인력 있는 전개와 매력 있는 캐릭터가 돋보인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이다.
원작을 잘 살린 액션 시리즈 영화로 제작된다면 꼭 보고 싶다.
밑줄 긋기
내가 말했다. “나에 관해 브리핑도 했었소?”
“오데이 장군은 당신을 ‘셜록 홈리스(Sherlock Homeless)’라고 부르더군요.”
“그 양반이야말로 새 스웨터 하나 장만해야겠던데.”
첫째, 새 옷을 입고 싸워선 안 된다.
실용성에 입각한 규칙.
둘째, 먼저 싸움을 걸어선 안 된다.
윤리에 입각한 규칙.
셋째, 절대로 져선 안 된다.
명예에 입각한 규칙.
어린 시절, 나는 두 번째 규칙과 세 번째 규칙이 상충된다고 생각했다. 먼저 주먹을 날리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. 최소한 내 경험에 따르면 그랬다. 그 규칙들은 우리 가족회의의 단골주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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